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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바다 내음과 애국 숨결이 깃든 곳, 화성 사강시장과 송산 독립운동가마을
  • 김시창 기자
  • 등록 2025-08-19 23:33:07
  • 수정 2025-08-22 19: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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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A뉴스=김시창 기자] 바다와 맞닿은 경기도 화성시의 서쪽 송산면에는 과거의 숨결과 현재의 생기가 교차하는 두 개의 시간이 공존한다. 하나는 백 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사강시장, 다른 하나는 3.1운동의 뜨거운 함성이 살아 숨 쉬는 송산 독립운동가마을이다.

 

사강(沙江), 그 이름부터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예부터 마을 앞까지 바닷물이 드나들며 모래가 쌓인 하얀 물길이 존재했다. 이곳은 사람들의 삶과 물류의 중심지였다. 대부도와 영흥도, 수원, 안산 등 삼남지방을 연결하는 길목에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됐는데 그 시장이 바로 오늘날의 사강시장이다. 사강시장은 1915년에 형성되어 1980년대에 크게 확장됐다. 무엇보다 장터가 아닌 지역 공동체의 삶과 역사, 문화를 품은 공간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사강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어시장이다. 대로변 어시장 앞에 마련된 무료주차장은 방문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 활어가 살아 숨 쉬는 좌판들이 줄지어 손님을 맞는다. 바닷바람과 햇볕에 잘 말린 생선들은 고유의 쫀득한 식감으로 장바구니를 유혹한다. 시장 상인들의 정겨운 인사는 이곳만의 따뜻한 정서를 전한다.

 

특히 이곳은 바다와 인접한 지역답게 수산물이 풍부하다. 화성시에서 해산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로 사강시장이다. 도심보다 합리적인 가격, 신선한 품질, 푸근한 인심까지 더해져 오랜 세월 지역 주민은 물론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든다. 장날은 매월 2일, 7일로 이 날이면 평소보다 더욱 활기차고 풍성한 시장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시장 안쪽으로 들어서면 비와 눈에도 끄떡없는 천정형 아케이드가 펼쳐진다. 넓은 골목과 반원형의 천장이 주는 개방감 덕분에 쾌적하게 시장 구경을 할 수 있다. 장 담그는 철이 되면 보기 좋게 말려둔 메주가 등장한다. 된장과 간장이 될 그 씨앗들이 정겹게 걸려 있는 모습은 전통의 미학 그 자체다.


 

시장 골목 곳곳에는 생활의 흔적이 묻어난 다양한 상점들이 즐비하다. 실속 있는 가격의 의류와 양말, 신발, 쌀과 잡곡, 산약초, 참기름집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는 시장. 한 바퀴 휘 돌면 어느새 손에는 이것저것 물건이 들려 있다. 아울러 상인들의 활기찬 목소리에 덩달아 기분도 환해진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시장의 묘미인 뻥튀기와 어묵, 군고구마까지 군것질거리들이 시장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

 

이렇게 풍요로운 시장을 뒤로하고 발길을 조금만 옮기면 전혀 다른 시간의 문턱이 열린다. 사강시장은 한 세기 전 뜨거운 민족의 외침이 터져나온 역사의 무대이기도 하다. 송산 독립운동가마을은 1919년 전국을 뜨겁게 달군 3.1운동의 불길이 타올랐던 곳이다. 사강4리 마을회관은 그 출발점이었다. 당시 송산면사무소가 있었던 이곳에서 3월 26일 호세 납부를 위해 모인 주민들과 함께 약 200여 명이 장터를 지나 만세운동을 벌였다. 그 외침은 28일까지 이어졌다.

 

회관 외벽에는 그날의 역사와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벽화로 재현된 당시의 모습이 고요한 마을을 되살린다. 일본 순사 노구치 고조의 총탄에 쓰러진 홍면옥을 중심으로 격렬한 항거가 펼쳐졌고 이에 분노한 주민들은 노구치를 처단하기에 이른다. 이 사건은 일제의 대대적인 보복을 불러와 인근 마을까지 검거 및 방화가 이어졌다.

 


송산초등학교와 중학교에는 당시의 만세운동을 기리는 안내판과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특히 중학교 앞의 태극무늬 조형물은 송산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으로 채워져 있어 더욱 뭉클하다. 이 지역에서는 왕광연, 민용운, 홍명선, 박춘홍, 오광득, 이윤식 등 다수의 독립운동가들이 체포되어 수년에서 수십 년의 옥고를 치렀다. 이들은 해방 이후 건국훈장을 추서받았다.


놀라운 것은 사강시장 인근에 이들 독립운동가의 집터가 지금도 남아 있다는 점이다. 노구치 고조가 처단된 사강 농협 건물 외벽에는 당시를 기리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골목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여러 유공자들의 집터를 한 마을 안에서 연달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사강시장 인근은 삶과 역사가 함께 어우러진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다. 제부도나 전곡항, 궁평항 같은 바다 여행지와도 인접해 있어 나들이 겸 잠시 들러도 좋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사강시장과 독립운동가마을을 함께 돌아보는 여행도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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